macOS에는 인터넷 복구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macOS를 재설치해야 할 때, 설치 파일을 맥 앱 스토어에서 내려받도록 한 OS X 라이언부터 도입된 기능인데요. 만약에 로컬에 macOS의 설치 미디어가 없다면, 재부팅할 때 command-option-R을 치면 인터넷에 연결해 macOS의 설치 파일을 애플 서버에서 내려받아서 그 파일을 이용해 macOS의 재설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의 유일한 문제라면, 무조건 해당 맥이 출하됐을 당시에 탑재된 버전을 내려받는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면 제 아이맥은 2015년 후기형 모델이었기 때문에 당시 최신 버전이었던 엘 캐피탄(10.11.1)을 내려받았습니다. 최신 버전인 시에라로 올리려면 일단 엘 캐피탄으로 재설치를 끝마친 다음, 앱 스토어를 통해 시에라를 내려받아 업데이트를 해야 했습니다. 그 큰 설치 파일을 두 번 내려받고, macOS를 두 번이나 설치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시간도 두 배로 걸렸죠. (command-R을 치면 현재 버전으로 재설치를 하긴 합니다)
macOS 10.12.4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인터넷 복구 커맨드
하지만 이번 주에 배포된 10.12.4부터는 인터넷 복구 시 바로 최신 버전의 macOS를 내려받아 설치하는 옵션이 추가됐습니다. 이전 버전과 똑같이 command-option-R을 치면 이제 최신 버전의 macOS를 설치하게 됩니다.
애플의 이와 같은 기능 변경은 맥 사용자가 최신 버전의 macOS를 쓰도록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iOS도 일단 한 번 업데이트하면 웬만해서는 다운그레이드가 상당히 힘든 구조인데요. 애플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사용자들이 최신 버전을 사용하는 것이 보안 문제를 패치하는 등의 버전 관리에 훨씬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 사용자들은 애플이 최신 하드웨어를 사게 만들기 위해 최신 버전 설치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고, 실제로 애플에 소송을 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macOS의 경우 iOS처럼 완전히 옛 버전을 못 쓰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만약에 공장 출하 버전으로의 설치를 원한다면 여전히 가능합니다. shift-command-option-R을 누르면 예전 설정처럼 공장 출하 버전으로 재설치를 하게 됩니다.